공무원 수험에 뛰어들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점
지금도 저의 친한 친구가 노량진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 초, 매년 1월 1일경에 발표되는 ‘21년도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계획을 보고 선발 인원에 좌절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공부를 못하는 친구도 아니고, 이미 한 번 합격한 경험이 있는 친구입니다. 그는 보다 좋은(?) 직렬에 도전하고자, 다니던 기관에서 그만두고(의원면직) 다시 노량진에서 공부를 하는 친구입니다. 그만큼 공무원 시험 생태계에 대해서도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사실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좌절한 것입니다.
경쟁률 앞에 장사 없다. 아무리 공부 잘하는 수험생도 조금 뽑으면 답 없다. 붙기 어렵다.
'21년 시험 계획을 보면, 9급 전국일반행정기준으로 보았을 땐 채용 규모가 늘어난 것이 맞습니다. '20년엔 279명을 선발했었는데 '21년엔 416명을 선발하겠다고 하였으니 일반행정 직렬은 많이 늘어난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7급을 기준으로 하면 '20년엔 65명을 뽑았었는데 '21년엔 37명만 뽑겠다고 하니, 그 친구에게는 작년에 비해 TO가 대폭 감소한 것입니다.
시험 준비할 맛 ㄷ럽게 안 나겠지요?
실제로 원서까지 접수를 하고 나야 경쟁률이 얼마가 될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전체적으로 너무 높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너무 높습니다.......높아도 너무....... 심지어 꺼질 것 같은 공무원 시험 열기도 꺼질 듯 안 꺼질 듯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20년 기준으로 국가직 9급 일반행정(전국) 선발인원은 279명인데 35,198명이 원서를 접수했습니다. (경쟁률은 126:1입니다.) 물론 시험장에 와서 응시한 사람은 23,838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경쟁률: 85:1). 그렇다고 85:1이 결코 낮은 경쟁률은 아닙니다. 85명 중에서 단 1명만 합격할 수 있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경쟁률이 높았던 2016년 국가직 일반행정(전국) 9급 직렬에서는 291명 중에 단 1명만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공무원 수험에 뛰어들기 전에 고민하는 분들께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라는 이유로 적은 보수, 잦은 야근, 수직적인 조직 분위기, 비효율적 업무 처리와 같은 것들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월급쟁이라면 어느 조직에서나 겪는 일이고 공무원들도 기관 by 기관, 부서 by 부서, 팀 by 팀으로 다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공무원 수험은 인풋 대비 아웃풋(효율성) 측면에서 꽤나 비효율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는 것입니다.
조금은 논점에서 벗어난 말인지 모르겠으나,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공직 내의 어른들은 요즘 합격하는 신규 직원들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모를 거라고 감히 확신합니다.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가늠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관심조차 없겠지요. 모르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게 이상한 것이 전혀 아닙니다.
인강 비용, 책값, 무엇보다 귀중하다고 할 수 있는 인생의 시간, 젊음, 청춘.......
공직자는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기 때문에 공직 밖에서도 이익 추구를 금지하며 품위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막상 공직에 들어와 보면 이것이 왜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하지 못하는 일도 많이 경험하게 됩니다. 인지부조화를 수없이 많이 경험합니다. 한마디로 공직생활을 하다보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투철한 봉사정신으로 무장해도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런 공직사회가 여러분이 상상하는 공무원 생활은 아닐까 봐 조금 걱정도 됩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그 노력과 에너지와 비용을 가급적이면 다른 데에 쓰는 것은 어떨지 한 번만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지 조심스레 권해봅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경쟁률 낮은 일을 찾아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정말 죽기 살기로 열심히 공부해서 빨리 털고 나가든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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