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에 불합격하고 재수를 할지 말지 고민이 되신다면 다음 사항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시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 생각보다 1년 더 공부한다고 성적이 오르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사람일수록 특히 더 그렇습니다.
시험에서 한 문제 차이로 떨어진 사람에게 일어나는 현상은 보통 다음 두 가지입니다.
다음 시험에 합격하거나 아니면 다음 시험에도 한 문제 차이로 떨어집니다.
공부를 안 한 사람은 1년간 공부를 열심히 하면 성적이 팍팍 올라가지만,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자신의 한계치에 다다를 정도로 두뇌를 이미 쥐어짠 사람은 1년간 적당히 공부해서는 성적이 잘 오르지 않습니다.
저도 한문제 차이로 떨어진 시험을 1년 더 공부했는데 또 떨어진 경험이 있습니다. 생각만큼 1년 더 공부해서 성적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 지금까지 1년간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서 불합격하셨다면 앞으로도 열심히 공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도저히 열심히 하려고 해도 열심히 할 수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개인마다 공부에 대해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릅니다. 재미도 다릅니다. 몰입도도 다릅니다. 본인 적성에 공부가 아니면 일찌감치 그만두고 다른 길을 알아봐야 합니다.
고통의 굴레 속에서 도망치는 것도 용기이며 능력입니다.
◆ 4년 반만에 합격한 사람은 봤지만 그것보다 오래 걸려서 합격한 사람은 못 봤습니다
제가 처음 입직했을 때, 같은 과에 배정받은 제 동기는 4년 반 만에 합격했다고 합니다.
공부를 시작하고 1년 반이 흐르고 나서 본 시험에서 떨어졌을 때에는 그냥 아직 공부가 덜 된 것이겠거니 생각했다고 합니다.
2년 반이 흐르고 본 시험에서 떨어졌을 땐 아깝게 떨어졌으니까 1년만 더 해봐야지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3년 반이 훅 지나갔습니다.
3년 반이 지나고 본 시험에서 떨어졌을 땐 이제 진짜 그만두려고 했다고 합니다. 이제 진짜 그만두려고 했지만 사람 마음이 그게 무 자르듯이 쉽게 잘라지지가 않았답니다. 그래서 이제 진짜 진짜 진짜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1년 더 해서 간신히 합격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1년에 시험이 3번 있었기 때문에) 15번의 시험에서 단 한개만 합격한 것입니다.
물론 5년, 6년, 10년 해서 붙은 사람이 세상에 있기는 있겠지요. 하지만 제 두 눈으로 본 사람 중에는 4년 반이 최장수생입니다.
결정에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 빨리 아무 일이라도 하며 돈 벌면서 사회에 진출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젊었을 때 빨리 한 푼이라도 돈을 모아서 그 돈으로 집도 사고 결혼도 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인 인생일 수 있습니다.
돈을 벌지 않고 자꾸 (독서실 비용, 인강 비용 등) 쓰다 보면 그만큼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도 늦어지고 집을 사는 시기도 늦어집니다. 집값이 오르는 속도를 점점 더 따라잡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사회에 진출해서 결혼도 빨리 하고 아이도 빨리 갖는 사람들이 자산형성도 빨리 합니다. 사실 저도 그렇게 못 살았습니다. 그래서 더 후회가 남고 남들이 부러워서 이렇게 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공부 방법에 대한 급격한 변화 없이는 성적도 변하지 않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공부 방법을 바꾸라는 말이 절대 아닙니다. 1년 정도 차분하게 정성을 들여서 공부를 했는데 성적이 너무 안 나온다면 자신의 공부 방법에 문제가 있지 않나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마다 두뇌 능력과 집중력은 다르기 때문에 올바른 방법으로 공부를 했는데도 1년 가지고 성적이 안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공부를 했으면 1년이면 성적이 어느 정도 나와줘야 합니다.) 지나치게 기본서 위주로 공부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는지 스스로를 돌이켜 봐야 합니다.
1년 정도 기존의 공부 방법을 성실하게 고수했다면 설령 그 방법이 잘못된 공부방법이었다 할 지라도 머리와 몸속에 지식이 많이 쌓였을 것입니다. 기초는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기초가 만들어진 상황에서는 공부방법을 조금 급진적으로 변화시켜도 문제없습니다. 머리에 있는 것 어디로 안 날아간다는 뜻입니다.
항상 수험생 여러분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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