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무원 시험 이야기

꼭 노량진에 가서 공부해야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수 있나요?

by (^ㅛ^) 2021. 4. 25.

노량진에서는 항상 63빌딩이 보인다 - '15.10.30.

 

 

1. 자신에게 맞는 공부 장소 찾기(독서실? 집? 동네 도서관? 노량진?)

노량진에서 공부를 해야 합격하는 것인가? 집에서 공부하면 합격할 수 없는 것인가? 독서실이 좋은가? 도서관이 좋은가? 카페가 좋은가? 학원 빈 강의실이 좋은가? 공부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관리형 독서실도 한동안 유행했었고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는 예전보다 집공도 많이 늘었다.

항상 하는 이야기이지만,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본인 스타일에 맞게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곳을 찾으면 된다. 정답이 없다는 것을 반드시 강조하고 싶다.

 

독서실에도 다녀보고, 도서관에도 다녀보고, 여기저기 경험해 보면서 본인에게 맞는 장소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계속해서 강조하지만, 뭘 해야 합격하고 뭘 하면 떨어지는 절대 공식은 없다.

 

2. 노량진에 꼭 가야 하는 것인가?

초보 수험생들은 노량진에 대한 일종의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괜히 노량진에서 공부하면 앞서 나가는 것 같고....... 점수도 더 금방 금방 오를 것 같고.......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 것 같고.......

 

노량진에서 공부한다고 공시에 합격하고 지방에서 공부한다고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물론 노량진의 장점이 있기는 있다. 하지만 노량진은 단점 또한 명확한 곳이기 때문에 본인 스타일에 맞는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

 

두서없이 장단점을 나열해보겠다.

2.1. 노량진의 장점

우선 노량진은 수험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있다. 노량진에는 독서실이나 학원 등 수험과 관련된 시설이 많다.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넓다. 공급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교육업체(학원, 스터디 카페, 독서실 등)의 경쟁도 치열하다. 양질의 콘텐츠가 널려있다. 고시식당 등 밥 먹을 곳도 많고 운동할 수 있는 헬스시설, 병원, 서점, 문구점도 많다.

 

심지어 노량진은 서울에서도 교통도 좋은 곳이다. 잠깐 어디 다녀오기도 좋다.

 

무엇보다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노량진에는 같은 종류의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 무리에 속해있으면 덜 외롭다는 점이다. 각종 스터디(출석체크스터디, 면접스터디 등)를 구하기도 쉽고 특별히 다른 사람들과 말을 섞지 않더라도, 그냥 같은 공부를 하는 사람이 근처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인 위로가 된다.

 

또한, 경쟁자가 근처에 득실거리고 있다는 사실에 긴장감을 갖게 된다. 내가 저 사람보다 열심히 해야지, 혹은 우리 독서실에서 내가 제일 열심히 공부해야지라며 스스로 채찍질할 수도 있다. 아무 경쟁자도 보이지 않는 장소에서 홀로 묵묵히 공부해 나가는 것은 솔직히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것에는 단점도 있다.

 

2.2. 노량진의 단점

다들 모두 이미 익히 들어서 알고 있겠지만 노량진에는 PC방, 술집 등 놀 거리가 많다.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끼리 모이다 보니 말도 잘 통하고 그만큼 서로 친해지기도 쉽다. 자연스레 같이 놀러 다니기도 쉽다. 사람 한번 잘못 사귀었다가 공부에 큰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심지어 노량진엔 장수생들도 많다. 자칫 그 무리에 합류하게 되면 내가 합격을 못하는 것이 별로 큰일이 아니라는 듯이 다가오게 된다. 내 주변 사람들도 어차피 다 합격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비정상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경각심을 못 느끼게 된다. 이러다가 4~5년 금방 지나갈 수도 있다.

 

갑자기 생각나서 한마디 덧붙이자면 시험 임박했는데 특강 듣겠다고 학원에 새벽 일찍가서 줄 서서 앞자리 맡는 ㅄ짓은 절대로 하지 말자(실제로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놀랐다) 

 

비용적인 부분도 다뤄볼까 했지만 노량진이라고 특별히 타 지역에 비해 밥값이나 독서실 비용이 특별히 더 비싼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물가는 서울의 타 지역보다 조금 더 싼 느낌이다) 

 

학교 도서관을 공짜로 다니면 독서실 비용이 안 드는 것이고 부모님 집에서 숙식을 함께하면 그만큼 밥값, 방값 아낄 수 있는 것이니 개인의 환경에 맞게 계산해 보면 된다.

정리하자면,

 

◆ 단순히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얻기 위해 캐리어를 끌고 노량진으로 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좋은 강의와 수험정보를 접할 수 있다.

 

 사람(동료, 경쟁자 등)을 찾아 노량진으로 떠나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

 

노량진에 입성하고 나면, 공부에 방해되지 않게끔 선을 잘 정해놓고 이것을 칼같이 지키려는 독한 마음이 필요하다.

 

3. 관리형 독서실에 대한 짧은 생각

관리형독서실이 제법 인기(였)다. (요즘엔 코로나 때문에 어떤지 모르겠다) 관리형 독서실도 운영 방법이 매우 다양하지만, 보통은 열람실에 들어가고 나오는 시간이 통제되는 형태를 갖춘다. 자신의 의지로 엉덩이를 오랫동안 의자에 붙이고 앉아서 공부하지 못하는, 엉덩이가 가벼운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교육시설이다. 스스로 수험 스케줄을 통제하지 못하는 의지가 약한 수험생들이 찾는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나는 타인의 통제 하에 공부하는 것을 싫어한다. 내가 쉬고 싶을 때 쉬고 공부하고 싶을 때 공부하는 것이 좋았다. 자율적인 것이 좋다. 누가 정해주는 일정에 맞게 행동하기 위해 추가적인 에너지(시간을 맞추느라 스트레스)가 들어가는 것 같아서 싫었다. 타인이 정해주는 일정에 맞추지 못하면 괜히 무리에서 낙오되고 그날 공부는 실패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다.

 

의지가 약하면 남의 통제를 받으며 공부할 것이 아니라, 의지력을 키워야 하지 않을까, 길고도 긴 수험생활을 잘 소화해 내려면 자기주도적인 수험 스케줄 관리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 관리형 독서실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 청개구리 심보가 있는 것 같다. 남들이 공부하라고 하면 더 하기 싫었다.

 

사실 이 부분은 개취이다. 기쁜 마음으로 통제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이용해도 좋다. 사람마다 수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통제가 강한 방식의 자습이 좋다 나쁘다 할 수 없다.

 

다만 나는 그저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관리형 독서실을 다니지 않으면 경쟁자들에 비해 뒤처지는 것 같고, 합격하지 못할 것 같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4. 집공에 대한 짧은 생각

나는 집공을 못한다. 아무도 주변에 없이, 혼자 방 안에서 컴퓨터를 켜고 인강을 듣고 있으면 자꾸 딴짓을 하고 싶다. 괜히 이메일함 정리를 하고 싶고 웹툰을 보고 싶어 진다. 컴퓨터를 꺼놓으면? 켜고 싶다. 그리고는 못참고 컴퓨터를 켠다. 나는 침대도 좋아한다. 어쩌다 집에서 1시간 정도 집중해서 공부하고 나면 침대에 눕고 싶어 진다. 누우면 꼭 한두 시간 자게 된다. 정말 나에게 있어서 집공은 최악이다. 도저히 장시간 집중해서 공부를 할 수가 없다. 집에서 집중해서 최대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정도도 채 안 되는 것 같다.

 

나는 남들이 주변에 있어서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어야 공부가 된다. 나는 경쟁자가 눈 앞에 많이 보일수록 공부가 더 잘된다.

 

물론 내가 요즘같이 코로나가 무서운 상황에서 수험생활을 안 해 봐서 어떨지는 모르겠다. 막상 전염병 때문에 밖엔 나갈 수 없고 시험일은 다가오고 공부는 해야 하는 이런 극한의 상황이 닥치면 집에서 공부를 잘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집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대단하다.

 

어쨋든, 집에서 공부해서 합격하는 사람들도 꽤 많이 봤다. 합격자가 10명이라고 하면 1~2명 정도는 집에서 공부해서 합격하는 것 같다. 

 

5. 카공에 대한 짧은 생각

가끔씩 머리를 식히기 위해 카페에 가서 주말에 2~3시간 정도 햇볕도 쬐며 바깥구경도 하며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카페 공부를 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평소에 주로 공부하는 장소를 카페로 설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카페에는 방해 요인이 많다. 음악소리는 차치하고서라도 갑자기 손님들의 대화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면 큰 방해가 된다. 주변에서 누군가 말하는 소리는 무시하기가 어렵다. 한번 대화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계속 들린다. 집중이 흐트러지면 자리를 옮겨야 되는데 이 행동 자체가 공부에 방해가 된다.

 

이해와 암기에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카페에서는 고도의 집중력을 장시간 유지할 수 없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수험생은 카공 금지다.

 

※ 예외적인 경우

(1) 원래 공부 안 하고 쉬는 날에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조금 일찍 도착해서 책을 펴고 카페에서 공부를 하거나

(2) 명절 연휴 등 독서실이 쉬는 날이라든가

(3) 슬럼프가 와서 진짜 오늘만큼은 답답한 독서실을 벗어나고 싶은 1년에 몇 번 안 되는 바로 그날이라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