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말한 그 어떤 내용보다 이 내용이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내용이 될 수도 있겠다.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며 몇 가지 중요한 선택을 하는데 그중 하나일 수도 있겠다.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지 말지 고민하는 선택에 기로에 놓인 사람에게 도움이 될 내용이다.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지 말지 고민할 때 제일 궁금해하는 것이 수험 기간에 대한 부분이다.
공부를 얼마나 해야 합격할 수 있을까? 직렬마다, 사람의 기본 베이스(기본 영어실력 등)마다 다르다. 그래서 나와 기본 베이스가 비슷한(비슷한 대학을 나왔거나 고등학교 때 성적이 비슷했거나) 사람이 내가 원하는 직렬에 합격한 사례를 알아보곤 한다. 그 사람은 얼마나 걸렸는지 알아보면 나도 그정도 기간 공부하면 되겠지 생각하게 된다.
나의 사례를 이야기해보겠다.
내가 공무원 수험을 시작해볼까 고민하면서 노량진 학원가나 먼저 합격한 친구들에게 수험기간이 보통 얼마나 필요한지 여기저기 물어보며 돌아다니던 때가 2015년 봄이었다. 그 당시 대부분 1년 반에서 2년 정도 걸린다고 답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3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답해주는 사람은 많이 없었다.
대학교 다닐 때 나와 수준(머리, 노력, 학점 등)이 비슷하다고 여겼던 친구가 1년 반 만에 합격했으니 나도 1년 반이면 합격할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수험기간을 대충 정해두고 수험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웬걸....... 막상 시작해보니까 공부가 만만치가 않았다. 한 달 두 달 공부를 점점 할수록 1년 반 만에는 안 될 것 같다는 슬픈 예감이 들었다. 공부를 시작한지 7~8개월이 지난 시점에는 예감이 점점 확신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냥 남들이 1년, 2년 걸렸다고 해서 무작정 나도 그 기간만 채우면 합격하겠지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내 말의 요지는, 수험 기간에 대해 항상 최악을 ‘각오’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잘되는 경우만 생각하고 뛰어들고 어떻게든 잘 되게 만들어야지 생각하며 도전한다. 도전 정신은 높게 산다. 단기합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다. 단기 합격 성공 신화를 이룩해 내는 것이 당연히 좋다. 하지만 일이 잘 안 풀릴 경우엔 어떻게 행동할지 미리 작전을 짜 두고 시작했으면 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바로 그 기간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인지해야 한다. 나와 비슷한 수준의 수험생들이 합격하는데 2년이 걸렸으면 막상 내가 수험을 하면 4년(남들의 두배)이 걸릴 수도 있다는 각오가 되어있어야 한다.
물론 가능성이 안보여도 억지로 4년을 채우라는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 최악의 상황에는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해두고 최악의 상황이 닥치는 것과 최악의 상황은 상상하지 못하고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는 것은 받아들일 때 심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당연히 후자가 덜 충격받지 않을까?
그리고 한 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합격하지 못했을 때 어떻게 행동할지 대안을 마련하고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생각보다 수험에 뛰어들 때 당연히 합격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뛰어드는 사람이 많다. 그렇게 생각한 사람 100명중에 1명만 합격하는 시험이다. 대부분은 불합격한다. 항상 공무원이 되지 못하였을 때 어떻게 먹고살지 대강이라도 생각 한 다음에 수험에 뛰어들자.
물론 수험에 뛰어들기 전에 설정한 목표 기간 안에 합격하지 못하였을 때 쿨하게 툴툴 털고 공부를 포기하고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수험생은 많이 없다. 매몰비용은 의사결정 시 고려하면 안 되는 비용이긴 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결단 내리기 어렵다. 2년만 하고 안 되면 그만둬야지 생각해도 막상 2년이 흐르고 나면 지금까지 투입한 2년이라는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 그만두지 못한다. 1년만 더 1년만 더 하다가 4년, 5년이 흐른다.
마지막으로, 장수생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으려면 일정 시점마다 본인의 위치와 합격 가능성 등을 고려해서 목표에 대해 정기적으로 다시 생각하여야 한다.
수험을 시작하고 1년이 지난 시점의 나의 생각과 2년이 지난 시점의 나의 생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6개월이 되었건 1년이 되었건 좋으니, 정기적으로 플랜비에 대한 계획을 세워두자.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한번 체크해서 더(go) 할지 그만(stop)할지 결정하고 2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판단해서 결정하고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판단해서 결정하자. 공부를 10년 할 수는 없지 않을까? 마지노선은 반드시 정해두고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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