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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시험 이야기

불합격하는 공시생 유형

by (^ㅛ^) 2021. 5. 2.

강의를 많이 들으면 합격과 거리가 멀어집니다.

 

공시생이 되기 전에 강의라는 것을 별로 들어본 경험이 없는 수험생들은 강의의 해로운 점에 대해 잘 모른다.

 

강의를 듣고 있으면 왠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기분이 든다. 강사가 설명하는 것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왠지 머릿속에 개념들이 쏙쏙 들어오는 것 같다. 그런 착각을 느낀다.

 

강사가 강의를 재밌게 하면 심지어 강의를 듣는 게 재밌을 정도다. 머리 아프게 혼자 문제를 풀다가 강의를 들으면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든다. 하루 종일 10시간 동안 인강만 6~7개 듣고 나서 독서실에서 집으로 돌아가며 오늘 참 공부 열심히 했다는 착각에 젖는다.

 

다시 말하지만 이렇게 공부하면 안 된다.


핵심을 말하자면, 강의를 들을 때 공부가 되는 것이 아니다. 혼자 공부할 때 공부가 되는 것이다. 내가 스스로 문제를 풀어보고 나의 머리를 지끈지끈 아프게 해야 공부가 되는 것이다.

 

수업 때 강사한테 설명들은 개념을 책 덮고도 스스로 혼자 설명할 수 있어야 그게 진짜 공부가 된 것이고 어떤 개념에 대해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어떤 개념에 대해 스스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암기라는 행동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암기는 강의를 틀어놓고 듣는 것이 아니라 혼자 머리를 써가며, 입으로 중얼거리며, 연습장에 써가며 하는 것이다. 이런 공부는 강의를 들을 때 보다 훨씬 머리를 아프게 할 것이다. 머리를 쓰며 암기하는 과정을 어떤 유명 강사는 머리를 지진다고 표현했다. 너무 좋은 표현이다.

 

강의를 듣는 시간이 혼자 공부하는 시간보다 훨씬 머리가 안 아프기 때문에, 나는 오히려 공부하다가 너무 힘들 때 가끔 강의를 들으며 머리를 식히기도 했었다. (말 그대로 가끔이다. 절대로 강의를 자주 듣지 않았다)


내가 공부할 때 들었던 강의는 아래와 같다. (기본적으로 기본개념 강의만 들었고 기출문제풀이는 필요한 몇 개만 들었고 최신판례 특강은 꼭 챙겨 들었다)

 

국어: 이선재 기본, 이선재 서울시 특강

영어: 이리라 기본, 조태정 하프 모의고사

한국사: 고종훈 기본, 고종훈 동형 모의고사

헌법: 전효진 기본, 윤우혁 기출문제풀이, 전효진 최신판례

행정법: 전효진 기본, 윤우혁 기출문제풀이, 윤우혁 각론, 전효진 최신판례

경제학: 김판기 기본, 신경수 기본

행정학: 신용한 기본

 

모두 1회씩만 들었고 2회 이상 들은 강의는 고종훈 기본강의만 2회 들었다. 그것도 연속해서 2번을 들은 것은 아니고 1년 이상의 시간()을 두고 들었다.

 

어떤 과목은 한번 선택해서 강사 변경 없이 수험생활을 마무리했고 어떤 과목은 수험 중간에 강사를 변경하기도 했다.

 

과목에 상관없이, 시험 직후 문제풀이 강의는 챙겨들은 편이었고 평소 공부할 때 기출문제집을 풀다가 설명이 필요한 문제가 나타나면 그 부분만 발췌해서 강의를 들었다.

 

강의 들은 목록만 위와 같다는 것이지 교재는 또 다르다. 기본강의를 A강사로 들었다고 해서 기출문제집까지 A강사로 공부하진 않았다. (교재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포스팅했다)

 

아무튼, 강의를 많이 듣지 않고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많이 확보하고 개념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


참고로 무조건 강의를 적게 들으라는 소리는 아니고, 수험기간이 몇 달 되지 않아 아직 기본강의도 다 못 들은 수험생들(1회독도 못한 수험생들)은 하루 공부시간의 60%~70%를 강의 듣는 시간에 할애해도 된다.

 

다만 기본강의를 1번이라도 들었다면 그 과목만큼은 절대적으로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기본강의를 한 바퀴 돌렸는데 아무것도 모르겠고 머릿속에 기억에 남는 개념이 없다고 해서 기본강의를 한번 더 듣는 바보짓은 하지 말자. 한번 더 듣는다고 안 외워진 개념이 외워지는 것이 절대 아니고 모르는 개념을 알게 되는 것도 아니다. 한번 들었으면 그때부터는 혼자 공부해야 된다.

 

물론 특정 부분이 개념 자체가 어려워서 2, 3번 반복해서 들어줘야 하는 파트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전체 개념 중에 극히 일부분이고 일단 강의 없이 스스로 해결해 보려고 머리를 쓰며 부딪혀봐야 한다.

 

그리고 이해되는 부분부터 우선적으로 탄탄하게 다잡고 나중에 시험 직전에 어려워서 이해 안 됐던 부분만 따로 격파해도 늦지 않는다.

 

일단은 전체 개념을 스스로 무한 반복적으로 공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