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영어에 대해
공무원 시험에서 가장 어려운 과목을 하나만 꼽으라면 영어가 아닐까 싶다.
공무원 시험 합격의 열쇠는 영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합격하기 쉽고(심지어 단기에), 영어를 못하는 사람은 합격하기 어렵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영어를 사용할 일이 거의 전무하다. 때문에 이러한 공무원 채용(시험) 제도의 아이러니에 대해 인사혁신처에서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국가직 7급 공채는 이미 영어 과목이 토익으로 대체되었다. 점차 영어과목이 공무원 시험에서 없어지는 추세인 것 같다.
공무원 영어는 어렵다. 여기서 어렵다는 것은 단순히 문제를 맞히기 쉽고 어렵고의 문제가 아니다. 공부를 해서 실력 향상을 꾀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영어과목은 공부한 시간에 비례해서 점수가 금방 향상되지 않는다. 안 그런 과목이 어디 있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영어는 특히 그렇다.
또한, 영어는 참 신기하게도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점수가 쉽게 오르지도 않지만 한번 실력이 어느 정도 수준에 다다르면 공부를 안 해도 점수가 쉽게 떨어지지도 않는다.
일정 실력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공부해야 한다.
만약에 한국사 점수를 5점 올리기 위해서는 300시간 공부해야 하는 반면 영어점수를 5점 올리는 데엔 1,000시간이 필요하다고 치자.
총점이 높은 사람이 합격하는 공무원 시험 특성상, 한국사 5점과 영어 5점은 같다. 같은 점수를 얻기 위해 필요한 노력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은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옳다.
(물론 한국사만 100점 맞고 영어를 50점 맞는다고 합격하긴 어려우므로 모든 과목을 다 공부하기는 해야 한다)
때문에 노력 대비 성과가 금방 드러나는 한국사 같은 암기과목에 수험생들이 일단 집중하게 된다. 자연스레 최종적으로 한국사 같은 암기과목은 모든 사람이 다 잘하게 되므로 최종 변별 지점은 결국 영어에 있게 된다.
영어를 기본적으로 잘 하는 사람은 따로 영어공부를 안 해도 되므로 수험기간이 매우 단축될 수 있다. 국어 과목에서 비문학 독해도 그렇다. 아무리 한다고 쉽게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문학 파트도 어느 정도 그렇다. 고등학교 때 언어영역 공부를 많이 해 본 사람이 문학도 잘한다.
그렇다면 수험 전략적으로 영어 과목을 먼저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점수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안정적으로 완성해 놓고 나서 한국사 같은 암기과목을 시작해야 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 아니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수험 전략적으로 이 또한 옳은 방법은 아니다. 영어가 완성되는 그 오랜 시간 동안 합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어시험이 만약 매우 쉽게 나온다면 영어를 못하는 사람도 시험에 붙을 수 있는데 다른 과목 공부가 전혀 안되어 있다면 영어 시험이 매우 쉽게 나와도 합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타 과목 공부와 영어 과목 공부를 동시에 하는 것이 맞긴 맞다.
그렇다면 수험 전략적으로 어떻게 영어 공부를 해야 될까?
영어를 잘 하는 사람
토익과 공무원 시험을 1:1로 비교하긴 어렵겠지만
토익으로 치면 별 어려움 없이 900점이 넘고 컨디션 좋으면 950점 이상 받는 사람들이다. 영어를 잘해서 영어 점수로 먹고 들어가는 사람들이 이 부류에 해당된다. 영어 공부를 따로 안 해도 85~95점이 안정적으로 나온다면 영어 공부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다. 하프나 풀면서 감각만 유지하는 정도?
영어를 어정쩡하게 하는 사람
토익 점수 900을 넘지 않으며 700~800점대를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이다.
사실 제일 문제는 이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과감히 나는 영어를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진짜 완전히 버리라는 말은 아니다)
버렸을 때 점수가 50점~60점이 나와 버리면 다른 과목을 아무리 잘해도 합격하기 어려우므로 공부를 하기는 해야 된다.
목표 점수를 70~80점 정도로 설정하자. 영어에 많은 시간을 쏟지 말고 암기과목에 최선을 다하자.
사실 내가 이 유형에 속했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
영어를 못하면 결국엔 합격할 수 없다.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긴 해야 된다. 매일 일정한 시간을 영어 과목에 할애하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답이 없다. 왕도가 없다. 꾸준히 오랜 시간을 쏟는 수밖에 없다. 최소 하루에 3시간 정도는 매일 해야 한다.
다만 이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과목에서도 공부시간을 많이 쏟아야 잡을 수 있는 어휘문제같은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단어를 외우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고난도 단어를 외우지 말라는 말이다. 괜히 두껍고 난도 높은 보카바이블 같은 책 절대 보는 것 아니다.
(설마 요즘같은 시대에 보카바이블이나 경선식영단어 보는 사람 없겠지?)
괜히 불안해서 덧붙이는 말이지만 영어 단어 공부를 소홀히 하라는 말이 아니다. 영어를 못하면 못하는 사람일수록 단어는 열심히 외워야 한다. 단, 난도 낮은 쉬운 기초 기본 단어장부터 마스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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